베네치아, 발길 닿는 대로 흐르다 발견한 평온함
베네치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이 도시는 소리부터 달랐다. 자동차 대신 물결이 건물에 부딪히는 소리, 좁은 골목을 채우는 낮은 대화, 축축한 공기가 천천히 감각을 깨웠다. 길은 미로처럼 얽혀 있었고, 이곳에서는 지도를 붙잡기보다 흐르는 대로 걷는 편이 자연스러웠다.
길을 잃는 불안은 곧 사라졌다. 작은 다리 아래로 흐르는 운하, 골목 끝에서 불쑥 나타나는 광장을 만날 때마다 이 도시는 효율보다 발견을 먼저 내어주었다. 서두르지 않는 걸음 속에서만 드러나는 얼굴이 있었고, 어느 순간 나 역시 도시의 속도에 맞춰 숨 쉬고 있음을 느꼈다.
베네치아는 지도 위에서 보면 이해가 쉬운 도시다. 하지만 이 도시는 계획보다 발길을 따라 걸을 때 더 또렷해진다. 이 도시의 더 깊은 기록은 skyway.kr에 차분히 이어두었다.
운하의 냄새와 종소리가 남아 있는 장소들